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에 개인 자금이 쏠렸다가, 급락장에서 그 빚이 한꺼번에 청산되며 코스피 전체를 흔든 사건.
최종 갱신
한 줄로 말하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줄여서 ‘삼닉’)의 주가를 하루 등락의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개인 자금이 대거 몰렸습니다. 상승장에선 수익이 2배였지만, 6월 고점 이후 급락이 시작되자 손실도 2배로 불어난 자금이 한꺼번에 강제 청산되며 코스피 전체를 끌어내렸습니다.
즉, 이번 급락의 성격은 실적 악화가 아니라 수급·레버리지가 만든 사건이라는 겁니다. 여러 트레이더와 외국계 IB가 원인 진단에서만큼은 입을 모으는 이유입니다.
먼저, ETF 종류부터 — 레버리지·인버스·곱버스·단일종목
이번 사태를 이해하려면 상품 구조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ETF는 여러 종목을 담은 ‘묶음 상품’인데, 여기에 배율과 방향을 얹은 파생형들이 있습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오를 땐 2배로 벌지만 빠질 땐 2배로 잃습니다. 삼닉처럼 코스피·MSCI에서 비중이 큰 종목에 2배 상품으로 돈이 몰리자, 두 종목의 움직임이 지수 전체의 변동성을 증폭시켰습니다.
하락이 시작되자 악순환이 돌았습니다. 손실이 2배로 커진 자금이 강제 청산(디레버리징)되고, 그 매도가 다시 주가를 눌러 또 다른 청산을 부르는 식입니다. 글로벌 증시는 멀쩡한데 유독 국내 대형주·코스닥만 밀린 배경입니다.
핵심은 ‘실적이 아니라 수급’ — 그래서 반등의 계기도 실적이 아니라 청산이 끝나가는지, 정책이 쏠림을 푸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타임라인
보합해외
일본이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를 막았다 — 이유는 한국이었다
일본 금융청이 8월 27일 금융상품거래업 관련 질의응답(Q&A)을 개정해, 해외에서 만들어진 일본 개별주 레버리지 ETF를 일본에서 파는 것은 ‘공익상 적절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일본은 원래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의 자국 상장을 허용하지 않는데, 이번에는 해외 상장분의 판매까지 막은 셈입니다.
금융청이 든 이유가 이 문서의 이야기와 그대로 겹칩니다 — “기초 주식의 가격 변동을 증폭시켜 금융시장의 가격 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국내에서 5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한 뒤 개인 자금이 몰리며 급등락이 반복된 일이 배경으로 함께 거론됐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키옥시아·도요타·소니·소프트뱅크를 기초로 한 레버리지 ETF의 승인 심사가 요청돼 있는 상태입니다.
⚠️ 한 나라의 실험이 다른 나라의 규제 근거가 된 사례입니다. 상품이 늘어나는 속도와 제도가 따라가는 속도가 다르다는 점도 함께 드러났습니다.
규제 시행 이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거래가 빠르게 위축됐습니다. 최근 5조·3조원 수준으로 나오던 관련 ETF 거래대금이 4천억원 수준까지, 대략 10분의 1로 줄었고, 지난달 평균 비중의 5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는 집계가 나왔습니다.
원인으로는 구조가 지목됩니다. 직전 2거래일의 매매 횟수에 따라 예수금을 추가로 넣어야 해 회전 자체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개인이 받아주지 못하니 큰손도 굳이 담을 이유가 없어졌다는 해석이 붙었고, 시장에서는 사실상 퇴출 수순으로 보는 시각이 나왔습니다.
풀려난 자금은 코스닥으로 옮겨갔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대형 반도체주에 집중됐던 쏠림이 완화되며 [[등락비율]]이 개선되고 있고, 앞으로 [[순환매]]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상승규제 시행·대반등
규제 시행 첫날 코스피 +17.91% — JP모건 ‘차입 축소 사실상 완료’
예탁금 상향과 투자한도 제한이 시행된 첫날, 코스피가 +17.91%(6,595.44)로 사상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사상 처음 상한가로 마감했고 삼성전자도 장중 25%대까지 올랐습니다.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8조원 이상을 순매수했고, 공매도 포지션의 숏커버링이 겹쳤습니다. 반대로 단일종목 인버스(곱버스)는 -60%대로 무너져, 전날까지 수익이던 포지션이 하루 만에 뒤집혔습니다.
JP모건은 ‘한국 증시가 매력적인 구간’이며 레버리지 ETF의 차입 축소가 사실상 완료됐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규제 자체는 첫날부터 혼선을 빚었습니다 — ‘예탁금 3,000만원’ 안내 뒤에 붙는 산정 방식이 명확하지 않아 창구마다 설명이 갈렸습니다.
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대한 2차 보완책을 내놨습니다. 개인별 투자한도를 총투자금액의 20% 이내로 제한(1억원이면 2,000만원까지), 선물시장 과다호가부담금, 모의거래 도입, 홍콩식 가변 레버리지 배율(상한 안에서 매일 조정, 수익자총회가 필요해 법 개정 사안) 등입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퇴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운용사 CEO들도 ‘단일 레버리지 상장폐지까지 검토해야 한다’며 이례적으로 자성했고, 당국은 ‘증시 비상사태’ 질타 속에 공매도 금지도 검토 대상에 올렸습니다. 다만 공매도 금지는 외국인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반론이 함께 나왔습니다. 이날 코스피는 -1.23%(5,593)로 나흘째 밀렸습니다.
코스피가 -5.98%(5,663)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사상 최초)를 기록했습니다. 장중 -11%대·SK하이닉스 -19%까지 밀렸다가 큰 거래량 아랫꼬리로 되돌렸습니다. 씨티는 개인의 국내 레버리지 ETF 손실을 약 56조원(삼성·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만 합산 32조)으로 추정했고, 하이닉스 ‘곱버스’ 한 종목의 거래대금이 2.9조로 코스닥 전체와 맞먹었습니다.
다만 JP모건은 ‘강제매도 막바지’로 진단했습니다 — 레버리지 ETF 청산 약 75%·헤지펀드 디레버리지 절반 이상 진행됐고, 7/31 예탁금 3,000만원 상향·8월 현금 초기증거금 의무화가 정리를 가속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김용범(금융위)의 ‘변동성은 레버리지 탓이 아니라 개인의 역동적 투자 특성’ 발언에 여론이 악화됐고, F4(기재부·금융위·금감원·한은) 대책 회의가 소집됐습니다.